회원마당 - Fire Investigation Society of Korea -
| "법전(法典)과 현장 사이, 진실의 다리를 놓다"... 김앤장 채창근 전문위원을 만나다 | ||
|---|---|---|
| 작성자 : | 관리자 | 등록일 : 2026-02-08 |
| 첨부파일 : | ||
- 안전공학 박사이자 산업안전지도사(ISI),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국내 최고 안전 전문가
- "중대재해처벌법 시대, 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억울한 피해자 구제에 인생 걸어"
대한민국 법률 서비스의 심장부, 광화문. 그중에서도 국내 대 로펌이라할 수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Kim & Chang)의 회의실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채창근 전문위원의 첫인상은 날카로운 법조인이라기보다, 현장의 흙먼지와 학문의 깊이가 공존하는 '장인(匠人)'의 모습이었다.
안전공학 박사이자 산업안전지도사. 그는 한국화재감식학회 수석부회장, 한국화재폭발조사협회 부회장, 한국위험물학회 부회장, 한국화재조사학회 부회장, 한국가스학회 이사, 한국건설안전학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국내 안전 기술 분야의 정점에 선 인물이다. 단순한 법률 자문을 넘어, 사고 현장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있는 채창근 전문위원. 그에게서 대한민국 안전 산업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을 물었다.
Q1. 안전공학 박사에 산업안전지도사 자격까지, 학문적 성취와 실무 능력을 모두 갖춘 이력이 돋보입니다. 끊임없이 연구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안전은 '멈춰 있는 지식'으로는 지킬 수 없습니다. 현장의 기술은 매일 진보하고, 그에 따라 사고의 유형도 복잡해집니다. 실무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깊이 있는 이론적 배경이 필수적이더군요. 그래서 박사학위 취득에 만족하지 않고 산업안전지도사 자격까지 밟게 되었습니다. 이론이 뒷받침되지 않은 경험은 편견이 될 수 있고, 현장을 모르는 이론은 공허합니다.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했고, 지금도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그 배움은 현재진행형입니다.“
Q2. 현재 한국화재감식학회 수석부회장, 한국화재폭발조사협회 부회장,한국위험물학회 부회장, 한국화재조사학회 부회장, 한국가스학회 이사 등 굵직한 단체에서 중책을 맡고 계십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화재와 폭발, 그리고 위험물, 가스 관련 사고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저는 여러 학회와 협회 활동을 통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고, 파편화된 안전 지식을 통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화재감식학회 수석부회장으로서 화재 조사 기법의 표준화를 이끌고, 감식 전문가들의 역량을 상향 평준화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국내 안전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학술적, 실무적 기반을 다지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Q3. 국내 최고 법률사무소인 김앤장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법률사무소라고 하면 보통 법리 논쟁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사고들은 과학적 입증 없이는 법적 판단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저는 김앤장에서 국내 각종 대형 사고의 기술적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적 개선점을 도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의뢰인을 변호하는 것을 넘어, 사고의 근본 원인을 찾아내어 다시는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4. 평소 '화재 원인 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면서, 특히 억울한 피의자에 대한 구제 문제를 언급하셨습니다.
"화재 현장은 참혹합니다. 모든 증거가 타버리기 때문에, 자칫하면 엉뚱한 사람이 방화범이나 실화자로 몰리기 쉽습니다. 발화 지점이나 원인이 잘못 특정되어 평생을 범죄자로 낙인찍혀 사는 억울한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명확한 사실 규명(Fact-finding)만이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저는 과학적인 감식을 통해 감춰진 진실을 찾아내고,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제 소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Q5.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들의 혼란이 큽니다. 전문가로서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 책임자에게 강력한 책임을 묻습니다. 기업인들에게는 거대한 공포이자 생존의 문제로 다가와 있죠. 하지만 무조건 두려워할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이야말로 진짜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단순히 처벌을 피하기 위한 서류 작업이 아니라, 실제 현장의 위험 요소를 발굴하여 제거하고 안전 보건 관리 체계를 현장 작동성 있게 구축해야 합니다. 저는 기업들이 법적 리스크를 해소함과 동시에, 근로자의 생명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안전보건관리 시스템을 갖추도록 돕고 있습니다."
Q6. 마지막으로 전문위원님께서 지향하는 삶의 목표나 가치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화재나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와 한 사람, 혹은 한 기업의 모든 것을 앗아갑니다. 절망에 빠진 그들에게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거창한 명예보다는, 제 분석 하나가 억울함을 풀고 제 조언 하나가 또 다른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화재로 어려움에 처한 분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되는 사람, 따뜻한 위로와 명확한 해법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전문가로 남고 싶습니다.“
[기자의 시선]
광화문의 빌딩 숲, 차가운 이성과 논리가 지배하는 김앤장 사무실에서 만난 채창근 전문위원에게서는 의외의 온기(溫氣)가 느껴졌다.
그는 '국내 최고의 안전 전문가', ‘박사’, ‘산업안전지도사'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가장 낮은 곳, 즉 잿더미가 된 화재 현장과 억울함에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었다. 학문에 대한 그의 집요한 의지는 개인의 영달이 아닌,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무기'를 갈고닦는 과정이었으리라.
중대재해처벌법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기업과 개인 모두가 길을 잃기 쉬운 요즘, 법리와 공학을 아우르며 진실의 등대를 비추는 그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가운 머리로 진실을 찾고, 뜨거운 가슴으로 사람을 구하는 그의 행보를 계속해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