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마당 - Fire Investigation Society of Korea -

회원동정 HOME   /   회원마당  /   회원동정
게시판 view
대한민국 기술의 양심, 화재 안전의 ‘눈’이 되다! 강병호 한국화재감식학회 감사 (前 (사)한국소방기술사회 회장)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02-04
첨부파일 :

- "멈춰선 스프링클러는 흉기… 소방시설 차단은 시민 생명을 담보로 한 직무유기"
- "전기차 100만대 시대의 안전 설계, 법적 최소 기준 넘어선 엔지니어링의 진화 필요"
- "기술의 양심이 화재 현장의 진실을 밝힌다… 과학적 감식과 점검 실명제로 소방 신뢰 회복"

강병호 한국화재감식학회 감사

대한민국 최고의 국가전문자격인 ‘소방기술사’들의 수장을 지낸 강병호 감사에게 ‘기술’은 곧 ‘안전’과 동의어입니다. (사)한국소방기술사회장으로서 1,100여명 기술사의 권익과 국가 기술 경쟁력 향상에 앞장섰던 그는 이제 한국화재감식학회 감사로서 화재 현장의 진실을 밝히는 과학적 파수꾼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화재의 원인을 끝까지 추적해 억울한 피해자가 없는 사회를 꿈꾸는 그를 만나 기술자의 소명과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화재 안전 철학을 들어보았습니다.

Q1. (사)한국소방기술사회 회장을 역임하셨습니다. 감사님이 생각하시는 ‘소방기술사’의 사회적 책무와 안전에 대한 역할은 무엇입니까?

"특히 소방 설계는 단순한 법규 만족을 넘어 ‘건축물의 생존성’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초고층 빌딩이나 대규모 물류센터를 비롯 고난도 현장 등은 화재 시 대응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습니다. 기술사와 함께 했던 자부심으로, 설계 도면 한 장에 수 많은 인명사고 예방에 달려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재난 피해 최소화'를 위한 엔지니어링의 정수를 담으려 노력합니다.

Q2. 현재 한국화재감식학회 감사를 맡고 계십니다. 화재 조사 및 감식 분야에서 ‘공정성’과 ‘과학적 근거’가 왜 그토록 중요합니까?

"감식은 사후 약방문이 아니라 설계, 시공, 관리의 허점을 찾아내는 피드백 과정입니다. 감식 현장에서 설계 결함이 발화의 원인이나 피해 확산의 주범으로 밝혀질 때 기술자로서 가장 뼈아픈 책임감을 느낍니다. 학회 감사로서 감식 과정의 공정성을 지키는 이유는, 명확한 원인 규명이 있어야만 설계 단계에서의 '기술적 보완'이 이루어지고 재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Q3. 최근 대형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에서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로서 이 사태의 본질을 무엇이라 보십니까?

"지하주차장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소방시설 미작동은 '안전이라는 최후의 보루를 스스로 무너뜨린 행위'입니다. 최근 사례들을 분석해보면, 화재 수신기를 고의로 차단하거나 펌프 밸브를 잠가놓는 등 인위적인 조작이 개입된 경우가 많습니다.

주차장 화재, 특히 전기차 화재는 초기 1~2분이 성패를 결정합니다. 시설이 정상 작동했다면 인접 차량으로의 확산을 막고 연기 배출을 도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음에도, '오작동 시 민원'이나 '관리 편의'를 이유로 시스템을 꺼두는 안일함이 대형 참사를 부르고 있습니다.

저는 소방기술사회 회장 시절 포함, 평생을 강조해 왔습니다. 소방시설은 장식품이 아닙니다. 설비가 100%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시공·감리를 거쳐 유지관리하는 것은 건물 관계자의 법적 의무이자 생명을 지키는 도덕적 책임입니다. 이제는 시설 미작동에 대해 '과실'이 아닌 '미필적 고의에 의한 범죄' 수준의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합니다."

Q4. 건물 관계자가 직접 실시하는 ‘작동기능점검’의 허위 보고나 형식적 점검이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제도적 보완책은 무엇입니까?

"현행 제도는 점검자가 거짓 보고를 해도 실시간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점검의 전문화와 실명제 강화'를 주장합니다. 기술사와 소방시설관리사와 같은 전문 인력이 점검 과정에 깊이 관여하고, 소방시설의 작동 이력을 디지털로 기록하여 임의 조작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스마트 소방 관리 시스템' 도입이 시급합니다. 솜방망이 처벌 대신, 소방시설 차단 시 가중 처벌을 적용하는 등의 강력한 법적 억제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Q5. 특히 전기차 화재는 초기 진압이 어려워 소방시설의 중요성이 더욱 큽니다. 하지만 시설이 있어도 막지 못한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데, 기술적 해법은 무엇입니까?

"전기차 화재는 '열폭주'라는 특수성이 있어 기존 스프링클러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 기준으로 볼 때초기 냉각을 통해 인접 차량으로의 확산을 막는 데 소방시설은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제는 ‘상향식 헤드 설치’나 ‘대량 방수 시스템’처럼 전기차 특성에 맞춘 엔지니어링 설계가 건축 단계부터 반영되어야 합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소방시설도 그에 맞춰 고도화되어야 하며, 그것이 우리 기술사들이 끊임없이 연구해야 할 숙제입니다."

Q6. 평소 ‘기본에 충실한 엔지니어링’을 강조하셨습니다. 화재 예방에 있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디테일’은 무엇입니까?

"모든 대형 참사는 ‘사소한 예외’를 허용한 데서 시작됩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이 설계 표준을 무너뜨립니다. 화재 예방의 기본은 법적 최소 기준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예상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기술자가 가져야 할 유비무환의 자세라 봅니다."

Q7. 앞으로의 목표와 더불어, 화재 안전 분야에서 일하는 후배 기술자 및 소방 전문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기술은 사람을 살리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안일함이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후배 기술자들은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생명 설계사'라는 긍지를 가져야 합니다. 저 역시 한국화재감식학회와 기술사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재난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술적 헌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