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판 사이에 단열재를 끼워 넣은 샌드위치 패널은 뛰어난 단열 효과와 저렴한 비용 덕분에 공장과 창고 건축에서 흔히 사용된다. 겉보기에는 효율적인 건축 자재처럼 보이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이는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뿜어내는 주범으로 돌변한다. 전남 강진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역시 이러한 샌드위치 패널의 위험성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다행히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화재에 취약한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실험으로 입증된 공포, 검은 연기의 정체
샌드위치 패널 내부에 주로 쓰이는 우레탄폼이 화재 시 얼마나 위험한지 확인하기 위해 전문기관이 실험을 진행했다. 600도 가량의 열을 가하자 스티로폼은 열원을 치우면 불길이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우레탄폼은 달랐다. 불을 붙이자마자 검은 연기가 솟구치며 화염이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이렇게 발생하는 유독가스는 화재 현장에서 탈출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자, 인명 피해를 키우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단열 성능이 좋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선호되지만, 정작 화재라는 비상 상황에서는 건물을 거대한 불쏘시개로 만드는 셈이다.
대안은 존재하나 현장은 외면한다
이미 시장에는 우레탄폼보다 불에 강하고 유독가스 배출이 적은 대체 단열재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안전한 소재들이 외면받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문제다. 대체 단열재가 일반 소재보다 두세 배가량 비싸다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제도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 아래 반복되는 화재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한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